[홍천] 공작산 약수봉
강원도를 국도로 넘어가다 보면 산세의 아름답기가 공작새와 같다 하여 공작산이라는 산이 있는데 평소에 산을 좋아하기도 하고 이 날은 이곳을 지나갈 때마다 이정표를 보면서 궁금하기도 해서 방문하게 된 곳이다. 공작산 입구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고 화장실이며 여러 개 상점들이 자리 잡고 있어서 오르기 전에 편리하게 이용하면 된다.
입구를 들어오면 숲을 지나 계곡길을 따라가다 걷다 보면 수타사를 만나게 되는데 조용하면서도 잘 정돈되어 있는 모습이 심신에 안정을 주는 곳이다.
수타사를 나와 산길로 이어지는 길은 잘 정비되어 있고 경사도도 완만하여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그 길을 따라 끝까지 가면 '둘레길 펜션 & 카페'라는 곳까지 갈 수 있고 이곳에서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였다. 이곳은 반환점 같은 곳이어서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오면 된다.
돌아오는 길에 궝소출렁다리를 건너서 계곡 반대편으로 내려가는데 올라올 때와는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내려오면서는 계곡길을 따라갈 수 있기 때문에 또 다른 매력을 느끼며 지루하지 않게 내려갈 수 있다. 그런데 조금 내려가다 보니 갑자기 약수봉으로 가는 이정표와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었다. 오늘 예정은 둘레길처럼 산책하듯이 걸을 것을 생각하고 갔었는데 대략 1km만 가면 약수봉에 갈 수 있다는 표시에 산행은 무모하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쉬운 산은 없듯이 섬뜩하게 가파 지르는 경사가 우리를 반겼고 수북이 쌓인 낙엽에 미끄러지면서 힘겹게 오르는데 '또 사서 고생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산에 오를 때 사람이 많은 것을 싫어했었는데 이 날 이곳은 인적이 너무 드물어서 오히려 무섭기까지 했다.
간신히 약수봉에 오르니 나무에 가려지기는 했지만 시야가 뻥 뚫려서 좋았고 의자에 앉아 간식도 먹으면서 한적하게 봉우리를 만끽할 수 있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좋았다. 겨울에는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고 내려가는 길은 올라온 거리보다 두 배를 내려가야 했기 때문에 서둘러 일어났다. 정신없이 내려와서 아무 생각할 틈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곳곳에 조각해 놓은 것처럼 쩍쩍 갈라진 수피를 간직한 소나무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제일 인상 깊었다.
둘레길을 지나 2시부터 산을 오르기 시작하여 4시쯤에 내려왔는데 아무 준비도 없고 아무 생각도 없이 다녀온 산행은 무모하기까지 했지만 한 주에 스트레스가 다 풀린 것 같은 개운함을 선사해 주었다. 내려오면서 산을 휘감고 흐르는 계곡에는 물고기와 다슬기가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었고 한참을 앉아 물멍을 하고 내려왔다.
이곳은 산을 오르지 않더라도 산길을 따라 걷는 길도 대부분 코코넛매트가 깔려 있어서 편했고 군데군데 쉴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요즘 춥고 앙상한 나무를 보면서 걷는 것보다는 단풍철이나 초록이 무성한 날에 방문하면 더 좋은 풍경을 볼 수 있음을 예상해 본다. 풍경도 멋있고 둘레길처럼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코스가 잘 마련되어 있어서 걷는 것에만 자신이 있다면 꼭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강원 홍천군 영귀미면 덕치리 19-3
202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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