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영월] 단종이 머무르던 곳 청령포
주소 : 강원 영월군 남면 광천리 산 67-1
영업시간 : 09:00 ~ 18:00
주차장 넓음
대략 10년 전에 청령포에 왔었는데 기억이라는 것이 내 맘과 같지 않아 이미지만 있을 뿐 희미하여 영월을 지나가는 길에 복기하듯이 다시 찾았다.(좋은 곳은 다시 가도 좋다.) 멀리서 보이는 청령포를 보면서 '아하 이곳이구나'라는 기억과 주말이어서 붐비는 사람들과 함께했었던 곳임을 떠올렸다. 이날은 평일이어서 사람들도 별로 없어서 한적했고 주차장이 넓어서 편하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청령포에 가기 위해서는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하여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배를 타고 들어가는데 함께하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어서 전세를 내고 가는 기분이었다. 예전에 왔을 때는 한 겨울이어서 얼음을 가르며 배로 가는 모습이 매우 흥미로웠는데 이 날은 날씨가 많이 풀려서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갔다. 시동을 걸고 뱃머리를 틀자마자 눈 깜짝할 사이에 배가 도착한 기분이 들 정도로 가깝다.
청령포는 서강이 구불구불 뱀처럼 기어가는 모습을 하고 있는 사행천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50호로 지정되어 있다. 서쪽의 험준한 암벽이 솟아 있고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섬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곳이다. 청령포는 슬픈 역사가 남아 있는 곳으로 1457년 6월 조선 제6대 임금인 단종이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되었던 곳이다. 그 해 여름 홍수로 청령포가 물에 잠겨 강 건너 영월부의 객사인 관풍헌으로 처소를 옮기기 전 두어 달간 이곳에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해 10월 관풍헌에서 사약을 받고 숨진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곳이다.
단종어소에는 단종이 머물던 본채가 있고 초가집에서는 궁녀와 관노들이 기거했던 행랑채로 밀랍인형이 당시의 모습을 보여 준다.(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 진짜 사람인 줄 알고 화들짝 놀람)
천연기념물 제349호로 단종이 나무사이에서 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으며 당시 비참한 단종의 모습을 보았다고 하여 볼관자에(觀) 들었다 하여 소리음자를(音) 써 관음송이라고 전한다. 이 나무는 약 600년 된 나무로 쭉쭉 뻗은 소나무 사이로 단정하게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매우 웅장하다. 이곳에 소나무들은 하나하나 모두 작품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서 인상적이었고 소나무마다 표식이(번호) 있을 정도로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관음송을 지나 나무 데크길을 걸으면서 올라가면 서울을 그리며 쌓았다는 망향탑이 있고 서강의 멋진 풍경이 나타난다.
곳곳에 스며있는 그리움과 사무침이 배어있는 곳이어서 걷는 내내 숙연해지는 감정이 들었다. 단종의 슬픈 역사가 없었던 곳이라면 더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었겠지만 내가 만약 그 상황이라면 이렇게 멋진 모습을 하고 있는 곳이 정말 그렇게 보였을까라는 복잡한 마음이 든 곳이다.
청령포는 배를 타고 들어가는 것도 재미있고 강가를 지나 시원하게 뻗은 소나무 숲을 보는 것만으로도 흡족한 곳이다. 배와 청령포 전체를 아무도 없이 전세 낸 것처럼 감상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도 좋은 하루였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찾을 것 같은 곳이니 누구든지 영월에 온다면 꼭 방문해 보길 바란다.
강원 영월군 남면 광천리 산 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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